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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음료, 커피

인류의 문명과 정신사는 커피에 많은 것을 빚지고 있다. 인간의 정서와 기분은 높은 수준의 정신활동에 본질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커피는 그 정서와 기분을 좌우하는 물질 중 하나다. 심신을 자극하거나 기분을 좋게 하는데, 커피는 제격이었다. 즉, 인간의 정신과 행동에 윤활유로 작용했다. 목구멍을 통해 혈액을 따라 흘러들어간 커피는 문명을 새로이 변화시켰다. 20세기의 대표적인 논픽션 고전 《커피의 역사》는 이렇게 전하고 있다. “인간이 커피의 도움으로 근육과 뇌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변화시킴으로써 세계의 면모는 달라졌다.” 그러니 이런 질문도 가능해진다. 커피가 없었다면 인류 문명은 어떻게 전개됐을까?

약 600년 전, 공공의 물질로 퍼진 커피는 주변 세계를 변화시켰다. 문명의 변곡점에 커피는 빠지지 않았다. 커피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한다. 커피는 첫 만남부터 인류를 매혹시켰다. 커피의 기원을 놓고 다양한 설이 존재하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염소치기 칼디의 전설이다. 염소들을 통해 발견된 커피는 수도원에 잠을 쫓고 영혼을 맑게 해주는 신의 축복과도 같은 존재로 회자됐다. 이 전설의 시간적 배경은 7세기경이다.

이슬람의 음료, 커피

공식문헌 상, 커피의 첫 등장은 10세기에 이르러서다. 페르시아(아라비아)의 의사 라제스의 의학서적에 커피가 언급됐다. 그 이전 아라비카 커피의 원산지인 에티오피아에서는 음식의 일부로 활용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커피는 무엇보다 이슬람의 음료였다. 기독교 문화가 포도주(와인)로 대변된다면 ‘이슬람의 포도주(와인)’는 커피였다. 이슬람은 알코올을 배격했고, 디오니소스(술의 신)적 유희를 거부했다. 커피는 자신들만의 것이었다. 이슬람권 바깥으로의 유출을 철저히 금했다. 커피는 이슬람의 정신세계를 고양하는 무엇이었다.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아도 커피로도 충분히 흥분하고 자극받는 것이 가능한 물질이었다.

‘카봐(Kawah)’. 커피의 옛 이름가운데 하나로 흥분하는 것, 높이 솟아오르는 것을 뜻했다. 중력을 속이며 날개 달린 마차로 하늘을 날았던 페르시아의 위대한 왕 카부스 카이(Kawus Kai)에서 비롯된 이름이었다. 아랍어 ‘카흐와(Qahwah)’ 역시 커피의 옛 이름이었다. 원래 술이라는 의미였으나 이후 커피라는 뜻을 가지게 됐다. 어쨌든 이슬람에서 커피는 포도주와는 정반대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깨어 있음과 잠. 커피는 그렇게 고양된 깨어 있음을 상징하는 이슬람의 신비롭고 성스러운 물질이었다.

이후 11세기 예멘 등으로 전파돼 경작되기 시작한 커피였지만, 향유층은 일부 계층에 머물러 있었다. 아무나 커피를 마실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13세기 사라센제국의 쇠락과 함께 일반으로까지 향유층이 확대됐다. 십자군전쟁을 통해 일부 기독교권 사람들이 커피를 맛보긴 했으나 여전히 커피는 이슬람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뻗어가지 못했다. 유럽이라고 ‘이교도의 음료’를 마실 순 없었다. 그러나 커피의 향이 퍼져나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이슬람과 유럽을 제패한 오스만투르크제국(터키)은 커피라는 물질의 세계를 재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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